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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제가 괜히 뿌듯해졌습니다. 나홍진 감독이 제25회 뉴욕아시아영화제(NYAFF)에서 '다니엘 A. 크래프트 우수 액션시네마상'을 수상했다는 뉴스였는데, 한 편의 영화가 아니라 감독 자체가 인정 받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개봉 8일째에도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호프'와 함께, 나홍진이라는 이름이 이제 완전히 세계 무대에 올라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액션시네마상, 이 상이 왜 묵직한가

나홍진 감독이 받은 '다니엘 A. 크래프트 우수 액션시네마상(Daniel A. Craft Award for Excellence in Action Cinema)'은 단순한 작품상이 아닙니다. 여기서 이 상이 어떤 의미인지 짚고 넘어가면, 2013년 별세한 NYAFF 공동 창립자이자 평생 액션 영화를 사랑했던 다니엘 크래프트를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으로, 한 해 특정 영화에 주는 게 아니라 액션 영화 장르 전체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영화인에게 주어지는 헌정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 점에서 저는 이번 수상이 단순히 '호프'가 잘 만들어진 영화라는 평가와는 결이 다르다고 봅니다. '추격자', '황해', '곡성'으로 이어진 필모그래피 전체를 보고 건넨 상이라는 뜻이니까요. 나홍진 감독의 영화에는 화려한 와이어 액션이나 CG가 없습니다. 대신 배우의 날것 그대로의 움직임과 끊어질 듯한 긴장감으로 관객을 짓누르는 방식을 씁니다. 이런 연출 철학을 액션의 한 형태로 인정받았다는 점이 제 눈에는 더 값지게 보였습니다.

일각에서는 나홍진 감독을 스릴러 감독으로 분류하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그 경계 자체가 별로 의미 없다고 생각합니다. NYAFF도 같은 시각인 것 같고요. 출처: 뉴욕아시아영화제(NYAFF) 공식 사이트에 따르면 NYAFF는 북미 최대 규모의 아시아 영화제 중 하나로, 이 무대에서 수상한다는 것 자체가 해당 영화인의 작품 세계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행위입니다.

요약: 다니엘 A. 크래프트 우수 액션시네마상은 특정 작품이 아닌 영화인의 장르 기여 전체를 인정하는 상으로, 나홍진 필모그래피 전체에 대한 헌정이다.

 

회고전이 말해주는 것

이번 NYAFF에서 제가 특히 주목한 부분은 수상 자체보다 회고전(Retrospective)이었습니다. 회고전이란 한 감독의 모든 장편 연출작을 한 자리에서 다시 상영하며 작품 세계 전체를 조망하는 특별 프로그램을 말합니다. 영화제에서 회고전을 연다는 것은, 그 감독이 단순히 지금 잘 나가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의 예술적 '세계관'을 완성한 작가로 대우한다는 의미입니다.

'추격자', '황해', '곡성', 그리고 '호프'까지. 제가 이 네 편을 떠올려보면, 솔직히 공통된 문법이 있습니다. 주인공은 언제나 뭔가를 쫓거나 도망치고, 그 과정에서 세계가 점점 더 잔인하고 불가해한 곳으로 변해갑니다. 나홍진 감독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서사 구조인데, 뉴욕 관객들이 그걸 한꺼번에 경험했다고 생각하니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나홍진이라는 감독을 좋아하는 분들은 이미 아시겠지만, 그의 연출 방식은 미장센(Mise-en-scène) 면에서도 독보적입니다. 미장센이란 화면 안에 배치되는 모든 시각 요소, 즉 조명, 배경, 배우의 위치와 움직임을 연출자가 의도적으로 설계하는 것을 뜻합니다. 쉽게 말해 카메라에 담기기 전부터 이미 화면의 감정이 결정되어 있는 방식인데, 나홍진 감독의 영화는 그 설계가 유난히 치밀합니다. 그걸 회고전 형식으로 한 번에 보여준다는 것, 이것이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이유입니다.

  • '추격자' — 나홍진 감독의 장편 데뷔작, 한국 범죄 스릴러의 기준을 바꾼 작품
  • '황해' — 한중 합작의 언어 장벽을 넘어선 날것의 액션 서사
  • '곡성' — 장르의 경계를 허문 실험적 공포·스릴러
  • '호프' — 2026년 현재, 개봉 8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 중인 최신작
요약: NYAFF의 나홍진 회고전은 그를 단편적인 히트 감독이 아닌, 독자적 영화 세계를 완성한 작가로 공인하는 행위다.

 

호프, 북미 최초 시사와 센터피스 선정의 의미

이번 NYAFF에서 '호프'는 센터피스(Centerpiece) 상영작으로 선정됐습니다. 센터피스 상영이란 영화제의 수많은 프로그램 중에서도 중심에 배치되는 대표작으로, 영화제가 "이 작품이 올해 우리의 얼굴"이라고 공식 선언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북미 최초 시사가 NYAFF에서 진행됐다는 점까지 더하면, 이번 행사는 단순한 수상식이 아니라 '호프'의 북미 공식 데뷔 무대였던 셈입니다.

나홍진 감독은 상영 후 이어진 Q&A(관객과의 대화)에 직접 참석해 현지 관객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습니다. Q&A란 영화 상영 뒤 감독이나 배우가 직접 참석해 관객의 질문에 답하는 영화제의 대표적인 소통 프로그램입니다. 이 자리에서 나홍진 감독은 '유전'과 '미드소마'로 알려진 아리 애스터 감독과도 만난 것으로 전해졌는데, 제 입장에서는 이 만남이 꽤 상징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장르 영화의 최전선에 있는 두 감독이 같은 공간에 있었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그림처럼 보였습니다.

'호프'라는 작품이 어떤 내용인지 아직 접하지 못한 분들도 계실 텐데, 국내에서는 개봉 8일 만에 박스오피스 1위를 이어가고 있는 작품입니다. 흥행 수치만으로 작품의 가치를 판단하는 것은 좀 단순한 접근이라고 저는 생각하지만, 이 정도 추세라면 해외 반응이 어떻게 이어질지 지켜볼 만하다는 건 분명합니다. 출처: 영화진흥위원회(KOBIS) 박스오피스 집계 기준으로도 이 기록은 상당히 이례적인 출발입니다.

요약: '호프'의 NYAFF 센터피스 선정과 북미 최초 시사는 단순 수상식을 넘어 나홍진 감독의 신작이 세계 무대에 공식 입성한 사건이다.

 

이 수상을 한국 영화 전체로 읽어야 할까

이번 수상을 두고 "한국 영화의 저력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그 말이 반은 맞고 반은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이후로 한국 영화가 세계의 주목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한국 영화 전체'의 성취인지, 아니면 나홍진이라는 개인의 성취인지는 구분해야 한다고 봅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세계 영화제에서 한국 작품이 상을 받을 때마다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라는 말이 반사적으로 따라오는데, 실제로 해외 관객이나 비평가들은 나홍진, 봉준호, 박찬욱처럼 특정 감독의 작가주의(Auteurism)에 반응합니다. 작가주의란 영화를 집단 창작물이 아닌 감독 개인의 예술적 표현으로 보는 시각으로, 유럽 영화 비평계에서 먼저 정립된 개념입니다. NYAFF가 나홍진 개인에게 이 상을 준 것도 결국 그의 작가주의를 인정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한국이라는 영화 생태계가 나홍진 같은 감독을 배출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는 점은 충분히 의미 있습니다. 다양한 자본 구조, 배우층의 두께, 기술 인력의 수준 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런 작품이 나오기 어렵습니다. 그 점에서 "한국 영화"라는 맥락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이 두 시각 사이 어딘가에서 읽는 것이 가장 정직한 해석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약: 이번 수상은 나홍진 개인의 작가주의가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은 것이며, 한국 영화 생태계 전체의 성취로만 일반화하기보다는 두 시각을 함께 읽는 것이 정직하다.

 

자주 묻는 질문

Q. 다니엘 A. 크래프트 우수 액션시네마상이 뭔가요?

A. 2013년 작고한 NYAFF 공동 창립자 다니엘 크래프트를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입니다. 한 해 특정 영화를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액션 영화 장르의 발전에 지속적으로 기여한 영화인 전체를 대상으로 수여됩니다. 그래서 이번 나홍진 감독의 수상은 '호프' 한 편이 아니라 그의 필모그래피 전체에 대한 인정으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Q. NYAFF에서 나홍진 감독 회고전도 한다고요?

A. 네, 이번 제25회 NYAFF에서는 나홍진 감독의 장편 연출작 전편을 상영하는 회고전이 함께 열리고 있습니다. '추격자', '황해', '곡성', '호프'까지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자리입니다. 영화제에서 회고전을 연다는 것은 해당 감독을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가진 작가로 공인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그 해석이 꽤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Q. 영화 '호프' 지금 몇 위예요?

A. 2026년 7월 15일 개봉 이후 8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KOBIS) 집계 기준이며, 이 기세가 NYAFF 수상 소식과 맞물려 어떤 흐름으로 이어질지 저도 지켜보고 있습니다.

 

Q. 아리 애스터 감독이랑 나홍진 감독이 만났다고요? 왜요?

A. NYAFF에서 두 감독이 만났다고 전해지는데, 공식 협업이나 프로젝트가 발표된 것은 아닙니다. 같은 영화제 무대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진 만남으로 보입니다. '유전'과 '미드소마'의 아리 애스터, '곡성'과 '호프'의 나홍진이라는 두 이름이 한 자리에 있었다는 것 자체가 화제가 된 것이라는 시각도 있는데, 저도 그 느낌이 이해됩니다.

 

결론

 

이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든 감정은 뿌듯함이었습니다. 돌이켜보니 그 이유는 나홍진 감독의 영화들이 제게 남긴 강렬한 기억 때문이었습니다. '추격자'​를 처음 봤을 때의 답답하면서도 숨 막히는 긴장감, '곡성'​을 보고 난 뒤 한동안 결말을 곱씹으며 멍하니 있었던 순간들이 이번 수상 소식을 접하는 순간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이번 다니엘 A. 크래프트 우수 액션시네마상 수상은 나홍진 감독의 커리어에서 분명 의미 있는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영화의 위상을 보여주는 결과라는 평가도 충분히 공감합니다. 하지만 저는 무엇보다도 나홍진 감독이 오랜 시간 자신만의 색깔을 지키며 쌓아온 작품 세계가 이제는 세계 무대에서도 하나의 이름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점이 더욱 뜻깊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호프'​에 이어 앞으로 어떤 새로운 작품을 선보일지, 지금 가장 기대되는 감독 중 한 명입니다.

참고: https://www.chosun.com/culture-life/culture_general/2026/07/23/AUZR4C4RIREZDG4UB6ESXJCPXQ/?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